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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일출

by 천씨 2021.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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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4 어느날

 압해도에서 본 일출.

 깜깜한 하늘이 붉게 물들며 세상이 밝아지고 있었다.

 이른 아침 압해도의 한적한 길을 걸으면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니 뭔가 마음이 편안해진다. 

 바닷물이 나가고 진흙이 된 바다. 그 바다에도 비추는 태양.

 흐린 하늘 같지만 태양은 밝다. 

 

 구름이 한 점 없는 것인지, 구름이 얇게 깔린 것인지 애매하기만 하다. 

저멀리 산이 겹겹이 보이는데, 강원도의 산기슭같은 느낌이 난다.

 하지만 섬들이 겹겹이 보이는 것인지라 가까이 있지 않고 멀리 보인 다는 점이 다르다. 

 달라도 여전히 태양은 떠오르고 바닷물은 나가고 들어오고를 반복할 것이다.

 잡초인 것이 분명한데, 그 생명력이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허리만큼 자란 잡초는 노란색 꽃이 그 어떤 꽃보다 노랗다.

 이름이 뭘까 고민되지만 스마트폰에게 물어보지 않고 눈에 담고만 지나가본다. 

뽀글뽀글 진흙 아래에 어떤 생명체든 있겠지만, 

나같은 초보자는 단 하나의 생명체도 만나지 못한다...

내가 정말 재주가 좋은 재주꾼이라면 이 진흙을 캔버스에 옮겨 두고 싶다.

그런데 나는 빛을 표현하는 방법이 너무 미숙해서.... 사진을 바라만 보고... 내 능력을 겨누고 있다.

 

 

 

 내가 조금더 글을 쓰는데에 용기가 있고 능력이 있었다면

 뭐뭐 했더라면 이라는 마음으로 내가 찍은 사진들 밑에 몇마디 글을 써보았다. 

 정말 용기를 내보고 있다.

 

 그런데 이날 나는 정말 하염없이 헤메고 있었다. 여기서 내가 과연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의문에 내 스스로가 해답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만든 질문에 내가 스스로 충분히 대답하고, 나를 이해시킬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상황에서 나는 그저 앞으로도 내가 방식대로 내가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내가 나를 인정하는 길은 끊임없이 나와 이야기하고 경험하는 것이다. 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무려 6개월전에 찍은 사진이지만,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에게 힘이 되어준 사진이다. 앞으로도 종종 내가 무엇인가에 가로 막혀 내 생각이 편협해 질때쯤, 이 사진을 보면서 오늘 내가 느낀 생각이 다시금 떠올랐으면 좋겠다. 

 

 

 해는 지고 다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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